전반적으로 만족스럽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일반 발코니 객실의 욕실이 생각보다 좁고 샤워 커튼 방식이라 씻을 때 물이 밖으로 좀 튀는 편이에요. 넉넉한 공간을 원하시면 미니 스위트 등급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크루즈 내 인기 유료 전문 식당(크라운 그릴 등)은 승선 후에 예약하려고 하면 자리가 이미 다 차 있습니다. 예약 전용 앱을 설치해서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에 미리 식당이나 쇼를 예약해 두셔야 100% 즐길 수 있습니다. 날씨가 변덕스러우니 롱우비와 핫팩, 쌍안경은 필수입니다.
기항지 관광(유료 투어) 비용이 비싼 편이라 고민했는데, 해보길 정말 잘했습니다. 스캐그웨이에서 탄 화이트 패스 기차 투어는 창밖으로 펼쳐지는 절경 때문에 탑승 내내 감탄만 나왔고, 주노에서의 혹등고래 관람은 고래들이 물 위로 튀어 오르는 모습을 바로 눈앞에서 봐서 소름이 돋을 정도였습니다. 알래스카 항공 스케줄도 깔끔해서 시애틀에 도착해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이나 스타벅스 1호점을 짧게 구경하고 승선할 수 있어 일정이 알찼습니다.
일반적인 휴양지 크루즈보다 풍경의 차원이 다릅니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거대한 설산과 빙하, 운이 좋으면 고래가 헤엄치는 모습까지 방에서 볼 수 있어요. 비용을 조금 더 주더라도 발코니(베란다) 객실을 예약하는 것을 강력 추천합니다. 탑승객들이 뷰를 보려고 갑판에 몰려들어 자리 싸움을 할 때, 방 안에서 따뜻하게 커피 마시며 프라이빗하게 빙하 만을 감상했던 순간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정찬 레스토랑(MDR)에서 제공되는 저녁 코스 요리가 훌륭했습니다. 특히 알래스카 일정이라 그런지 싱싱한 알래스카산 연어 요리와 통통한 새우 요리가 아주 맛있었어요. 뷔페도 간이 짜지 않고 한국인 입맛에 잘 맞았습니다. 매일 오후에 열리는 '애프터눈 티타임'의 스콘과 샌드위치도 별미예요. 다만 점심때 정찬 레스토랑은 서비스가 다소 느리고 메뉴가 평범하니, 점심은 뷔페나 야외 데크의 버거/피자를 이용하는 것이 팁입니다
배가 아주 최신식은 아니지만, 인테리어가 굉장히 클래식하고 타이타닉 영화에 나올 법한 고풍스러운 멋이 있어서 알래스카 분위기와 잘 어울립니다. 특히 프린세스 크루즈만의 '메달리온(스마트 기기)' 시스템이 대박이에요. 카드를 태그할 필요 없이 메달을 소지한 채 객실 문 앞에 가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고, 선원들이 제 이름과 얼굴을 미리 알고 서비스를 제공해 줘서 대접받는 느낌을 제대로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