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님 두 분만 보내드리는 첫 유럽 패키지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혹시라도 현지에서 쇼핑 강요당해서 기분 상하시거나 체력적으로 힘드실까 봐 걱정했는데, 다녀오신 부모님이 노쇼핑이라 눈치 볼 일 전혀 없고 너무 여유로워서 좋았다고 극찬을 하셨습니다. 차량도 45인승 대형버스로 널널하게 앉아 이동하셨고, 루체른-인터라켄 구간 관광열차의 와이드 창문 너머로 보신 알프스 절경이 아직도 눈에 선하시대요 ㅎㅎ 리기산 정상에서 드신 뢰스티와 막걸리 특식도 너무 맛있으셨다고 자랑을 하셨습니다. 출발 2-3일 전부터 인솔자님이 세심하게 카톡으로 챙겨주실 때부터 알아봤는데 진짜 믿고 보낼 만한 명품 패키지입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여운이 길게 남는 곳은 레만 호숫가의 몽트뢰와 시옹성이었습니다. 호수가 아니라 바다처럼 끝없이 펼쳐져 있는데, 물이 어쩜 이리 투명하고 맑은지 물속 바닥의 자갈과 헤엄치는 오리들의 발길질까지 다 들여다보여서 신기했습니다 ㅠㅠ 날씨가 다소 흐리고 어두컴컴했던 날 방문했는데, 오히려 그 흐린 날씨가 호수 위에 서 있는 시옹성의 중세 고풍스러움과 쓸쓸한 운치를 더 극대화해 줘서 엄청 몽환적이고 멋졌습니다. 리기산 정상에서 먹은 뢰스티와 막걸리 특식도 아주 별미였고, 융프라우 전망대 특식도 든든했습니다. 노쇼핑이라 불필요한 동선 없이 알차게 스위스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어 대만족이었습니다.

스위스 일주 코스 구성이 아주 탄탄합니다. 라인 폭포는 유럽 최대 폭포라는 타이틀답게 눈앞에서 하얗게 부서지며 떨어지는 폭포수의 수량과 소리가 가슴을 뻥 뚫어주더라고요. 물이 너무 투명하고 깨끗해서 떨어지는 물방울마저 맑게 느껴졌습니다. 스위스의 중심 도시인 베른과 취리히 관광도 훌륭했는데, 구시가지의 고풍스러운 골목길과 성당들을 가이드님의 깊이 있는 설명과 함께 걸으니 세계사 공부도 되고 아주 유익했습니다. 점심 특식으로 나온 부라트 부르스트 소시지도 육즙 팡팡 터져서 현지 생맥주랑 곁들이니 헤븐이 따로 없었네요 ㅋㅋ 전 일정 3~4성 호텔 숙박이라 방도 조용하고 깨끗해서 매일 쾌적하게 머물다 왔습니다.

이번 스위스 일주에서 가장 기대했던 체르마트와 마테호른 투어, 정말 백 점 만점에 이백 점이었습니다. 전기차만 다니는 청정마을이라 마을에 내리자마자 느껴지는 공기의 신선함이 차원이 달랐어요. 골목길을 산책하다가 어느 집 마당에서 식빵 굽고 있던 뚱뚱하고 귀여운 고양이를 만났는데 사람을 어찌나 좋아하던지 한참 만져주다 왔습니다 ㅋㅋ 날씨가 너무 좋아서 토블론 초콜릿의 상징인 마테호른 봉우리가 새파란 하늘 아래 선명하게 우뚝 서 있는 모습을 직관했는데 진짜 감동의 눈물이 날 뻔했어요. 리기산 정상에서 먹은 뢰스티에 막걸리 특식도 기가 막힌 센스였고, 노쇼핑 상품이라 맘 편히 대자연만 즐기다 온 완벽한 휴가였습니다.

와이프와 오랜만에 다녀온 장거리 유럽 여행이라 비행기 컨디션 걱정을 많이 했는데, 티웨이 항공 프랑크푸르트 직항 대형 기종이라 좌석 간격도 여유롭고 기내 서비스도 훌륭해서 편안하게 도착했습니다. 프랑스 알자스 지방의 와이너리를 방문해서 다양한 현지 와인들을 시음하고 테스팅하는 일정이 아주 고급스럽고 품격 있어서 와이프가 너무 만족해했습니다. 와이너리 주변의 한적한 시골 풍경과 화창한 날씨도 한몫했고요 ㅎㅎ 스위스 루체른-인터라켄 구간에서 탑승한 관광열차의 와이드 창문 너머로 보이던 알프스 절경도 장관이었습니다. 부라트 부르스트 소시지 특식과 리기산 뢰스티까지 미식과 관광을 모두 잡은 완벽한 9일이었습니다.